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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가방을 재테크로 투자 할 수 있을까?

구다이mate 2022. 5. 29.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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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발발하면서 전 세계가 치솟는 물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갑이 얇은 서민들에게는 이런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 시기는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부자들이다. '부자는 인플레이션과 싸우지 않는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가령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실물 가산을 싼값에 사들인 후 훗날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되파는 식이다. 인플레이션 시기에 어떤 자산에 어떻게 투자하는 게 현명할까? 부동산도 있고, 주식도 있고 금을 통해서 재테크 형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있지만 몇 년 전부터는 명품가방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명품가방 투자에 대해서 살펴본다.

 

에르메스의 '버킨백'은 제아무리 돈 많은 부자라고 해도 쉽게 손에 넣지 못하는 핸드백으로 유명하다.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동안 대기해야 할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으면 가격이 오르는건 당연한 일이다. 1984년만 해도 에르메스의 버킨백은 2500유로 ( 약 330만 원 ) 였던 가격이 2022년 현재 8800유로 ( 약 1200만 원 ) 정도에 형성돼 있다. 근 40년 동안 에르메스의 버킨백은 무려 4배가 오른 셈이다. 사정이 이러니, 에르메스 '버킨백'이 금처럼 버젓이 하나의 투자 자산으로 각광받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심지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가격이 급등하면서 요즘에는 더욱더 구하기 힘들어졌다.

 

에르메스 버킨백

 

샤넬의 '2.55백'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 선보였던 1955년에는 190유로 ( 약 25만원 )에 불과했던 샤넬의 '2.55백' 가격은 2006년에 1200유로 ( 약 160만 원 ), 그리고 2022년 현재는 8250유로 ( 약 1100만 원 )로 치솟았다. 루이비통의 '스피티' 경우에는 2006년 600유로 ( 약 80만 원 )에서 지금은 1150유로 ( 약 150만 원 )로 껑충 뛴 상태다.

인기 있는 명품 브랜드 매장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는 풍경은 이제는 흔하게 됐다. 명품백을 구입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단지 소비만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다. 이들 가운데는 훗날 더 높은 가격에 되팔기 위해 ' 투자 '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 유럽에서는 이런 투자를 목적으로 명품가방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로 인해서 명품가방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명품가방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줄을 서야하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서 언제가 될지 모르는 기다림을 거쳐야지만 명품가방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유럽에서 명품가방을 구입한 사람들의 일부분은 시간이 지나고 난 다음에 명품가방의 가격이 어떻게 변하는지 기대하고 있다. 실제 몇 년 전부터 일부 명품 제품의 가격은 우상향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에만 샤넬의  '2.55백'의 가격은 무려 6배나 올랐다. 에르메스의 '버킨백'은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이런 가격은 과연 정당할까? 라는 의아함을 가지기 시작한다. 유럽의 독일 주간 시사 잡지인 '슈테른'은 " 사실 불경기에는 되레 이런 명품들의 가격은 경쟁적으로 큰 폭으로 오르게 돼 있다" 고 지적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여 있지만 오히려 명품에 대한 흥미는 결코 시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샤넬 2.55백

 

이런 현상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명품가방에 대한 투자는 현재 엄연한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일단 사놓기만 하면 꾸준히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는 경제적 능력이 있는 젊은층까지 명품가방 투자에 뛰어들면서 관련 시장은 성행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드컴퍼니'는 Y세대와 Z세대가 2025년까지 전 세계 명품 매출의 70%를 책임질 것으로 추정했다. 1980~2010년 출생한 세대들에게 명품백은 신분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저금통장, 주식 등 일종의 자치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 " 핸드백은 패션업계의 금이다 "라는 말이 있다.  유럽의 럭셔리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 베스티 에르 콜렉티브 ' 에서는 매일 2만 개의 중고 명품들이 올라오는데 이 가운데 가장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는 단연코 핸드백이다. 상태 좋은 에르메스 버킨백을 내놓는다면 충분한 수익이 보장될 것이다. 

지난 35년동안 3가지 투자 자산의 연평균 수익률을 조사해 본 결과 금 1.9%, S&P500 지수 11.6%, 에르메스 버킨백 14.2% 였다. 명품 핸드백이 오늘날과 같은 특별한 위상을 갖게 된 것은 1990년대 초반부터였다. 당시 '잇백' 이란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시즌별로 유ㅜ행하는 명품가방이 하나씩 새롭게 등장했다. 이런 유행을 더욱 부추긴 데는 1998년 방영되기 시작했던 미국 드라마 ' 섹스 앤 더 시티 ' 가 한몫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세련된 네 명의 여주인공들은 저마다 펜디의 ' 바 데트 백'이나 디올의 ' 새들백 ' 등 형형색색의 명품백들을 두루 착용하고 나왔다.

방송이 나간 후에는 이런 핸드백들은 순식간에 완판되기 일쑤였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 패리스 힐튼, 킴 카다시안 등 셀럽들이 전투적으로 이런 핸드백들을 착용하면서 인기가 더욱 치솟았다.

 

루이비통 스피디

 

그렇다면 어떤 명품가방이 투자가치가 있는 걸까. 사실 '잇백' 이라고 해서 모두 자산으로 인정받는 건 아니다. 한철 유행처럼 지나버리는 '잇백' 들은 가격이 떨어지면 떨어지지 오르는 일은 없다. 반면, 유행을 덜 탈수록, 그리고 클래식하고 차분할수록 오히려 가치가 치솟는다.

경매회사인 '크리스트'의 가방 전문가인 레이첼 코프스키는 " 이런 가방들은 세대를 뛰어넘어 그 가치를 인정 받는다. 품질 또한 세대를 넘어 이어진다 " 고 설명했다. 실제 크리스트 경매에 나오는 명품가방들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가장 가치가 높은 품목은 에르메스의 가방들로, 보통 수백만 유로에 팔려 나간다.

에르메스의 6대손이자 현 CEO인 악셀 뒤마는 " 가방 하나를 만드는 데 보통 15시간이 걸린다. 물론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나" 라고 소개했다. 하루가 다르게 찾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에 2024년까지 신규 작업장 3곳을 더 운영할 예정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명품가방에 대한 투자는 할만한 가치가 있으며, 명품가방에 대한 트렌드를 이해하고, 어떤 시기에 구입을 하고, 다시 팔아야 하는지도 잘 읽어야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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