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댁이 있는 일본을 방문할 때였다. 코로나로 인해서 오랫동안 일본에 오지 못했었다. 이번 일본 방문은 일본 여행 목적보다는 가족 방문이 목적이었다. 코로나 기간에 아기가 태어났기 때문에 처가댁 식구들하고 아기의 첫 만남을 위한 것이었다.
우리들의 출발지는 호주 멜버른이었다. 처가댁이 일본 규슈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 국내선을 타야 했고,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만 처가댁을 갈 수 있었다. 일본 나리타 공항은 국제선이 주 목적인 공항이었고, 하네다 공항은 일본 국내선이 주 목적인 공항이었다. 한국의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었다. 두 공항의 거리는 대략 차량으로 2시간가량 떨어져 있어서 쉽지 않은 거리였다.
9월 16일에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일본에 도착했지만 공항 내부였기 때문에 일본에 대한 느낌을 많이 못 받았는데, 하네다 공항 제1 터미널로 가보니, 일본의 느낌이 물씬 느낄 수 있었다. 하네다 공항에서 1박을 할 예정이였기에 16일에는 도쿄에 사는 지인들이 공항에 와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16일 아침에 공항에 도착했기에 공항밖으로 나가자면 나갈 수 있었지만, 2살된 아기를 데리고 나간다고 생각하니, 많이 힘들꺼라는것이 눈에 보였다. 그래서 공항에만 머무르기로 결정 했었다.
하네다 공항에서 1박을 하고 17일 오전에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서 제1 터미널로 이동했다. 숙박을 했던곳은 제 3터미널인데, 3터미널에는 식당이 거의 없고 아침에는 문을 열지도 않는다. 제 1터미널 공항에서 아침식사를 하면서 와이프가 뉴스를 확인하다가 태풍이 다가온다는 뉴스를 확인했지만 항공사로부터 비행에 대한 정보를 받은 것이 없기 때문에, 우리들은 일정대로 오후에 비행기를 타고 큐슈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와이프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본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비행상태를 확인해보니, 오후에 떠나는 모든 비행기들은 ' 결항 ' 확정이라는 안내문을 확인한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있던 우리들은 서둘러서 공항 창구로 가보기로 했다.
일본 항공사 안내 창구에서 확인해보니 오후에 큐슈로 가기로 계획된 모든 항공기들은 취소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급하게 최대한 빠른 비행기로 변경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태풍이 일본 쪽으로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떠나야만 했다. 그 태풍은 크기가 역대급이고, 이동속도가 시속 23km로 굉장히 느리다고 했었다. 그 역대급 태풍의 이름은 ' 난마돌 ' 이였다.
태풍을 맞기 전에, 최대한 빨리 떠나고자 오전 비행기로 변경했지만, 우리들의 짐은 제3 터미널의 숙소에 있었다. 되돌아가서 짐을 모두 가져오고, 제1 터미널에서 다시 짐을 부쳐야 했다. 남아 있는 시간은 50분.
전날의 경험으로 미뤄보아 왕복하는데 30 ~ 40분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렇게 급하게 미리 체크인을 해 놓고 무료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서 갔다. 하지만 웬걸 사람이 줄을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그동안 터미널 이동을 위해서 이용했던 무료 셔틀버스는 항상 한산했었다. 그래서 시간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던 것인데, 우리들 앞에 대략 30명 정도가 서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에서 17~20일이 연휴기간이라고 했다. 어쩐지 공항에 아침부터 왜 이리 사람이 많나 했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왜 하필 이때에..
앞에 버스 2대를 보내고, 제3 터미널에 도착해서 아기 들쳐 매고 뛰기 시작해서, 급하게 짐 다 싸고 빠르게 체크아웃하고 다시 뛰어서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우리들이 도착해야 할 시간이 15분 남았었다.
하지만 버스가 오지 않는다... 택시를 타고 갈까? 그렇다면 택시 타는 곳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이동하는 도중에 버스가 도착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 시간표를 확인해보니, 우리가 도착하기 1분 전에 버스가 출발했었고, 그다음 버스가 10분 뒤에 오는 거였다.
아..... 이거 100% 못 간다라고 느껴졌다. 늦었지만 그대로 이동했다. 늦었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으니깐.
아기 유모차가 있었기에, 곧바로 비행기를 탈 수 없었고, 큰 화물 처리하는 곳에 갔었어야 했다.
그곳에 도착하고 나서 상황을 설명했다. 태풍 때문에 오후 비행기가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못 받았고, 오늘 아침에 스스로 찾아서 비행기를 바꿨으나 시간이 촉박해서 늦었다.
다행인지, 우리들은 체크인을 미리 해놨기 때문에 비행기가 탑승구에서 떠놨지만 가능할 수 있다고 하였다.
공항 직원이 우리 짐을 같이 들어주면서 짐 검사하는 곳을 빠르게 지나쳤다. 사실 빠르게 지나칠 수 있었던 것은 아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았다.
비행기를 타는 입구 앞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고 비행기도 없었다. 공항 직원은 어디론가 무전을 하더니만 밖에 주차되어 있는 버스를 타라고 했다. 버스를 타고 어디로 가는지는 몰랐지만, 지금 그것을 따질 때도 아니고 시키는 대로 했다.
버스는 우리들만 태운 채로 공항 활주로를 가로질러 갔다. 이윽고 공항 활주로에서 마지막으로 짐 검사를 하고 있는 비행기에 겨우 도착해서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와이프 말로는 시간이 늦었지만 일본이 호주보다는 융통성이 있어서 늦었어도 가능할 수 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위에서 말한 것을 호주에서도 겪은 적이 있다. 영어를 잘 못하는 친동생이 호주에 놀어와서 돌아가는 날에 다 같이 시드니로 넘어가기로 했다. 멜버른에는 한국 직항 비행기가 없기 때문에 시드니까지 가서 직항 비행기를 타야 했다. 멜버른 공항에서 짐을 부치기 위해서 체크인 기계에 정보를 입력하는 도중에 체크인 시간이 마감되었다. 친동생만 체크인을 했었고, 나와 와이프는 체크인을 하지 못했다. 그곳에 있던 직원에게 상황 설명을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 할 수 없다. 다음 비행기를 이용해라 " 였다. 동생이 영어를 하나도 못하기 때문에 같이 가야 한다고 했지만 도저히 먹혀 들어가지 않았다. 그곳에서 계속 이야기해봤자 소용없을 거라고는 것을 알고, 우선 동생만 이라도 비행기에 태우기 위해서 공항에서 뛰기 시작했다. 다행히 비행기 탑승 종료 1분 전에 도착해서 동생만 시드니에 보냈던 경험이 있다.
3줄 요약
- 급하게 비행기 일정을 바꿨으나 예정시간이 도착 못함
- 공항버스 타고 활주로를 가로질러, 비행기 탑승
- 호주 항공사는 융통성이 없고 얄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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